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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 갓파더>는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 ‘영구’였다는 독특한 설정 아래, 1950년대
뉴욕 마피아를 배경으로 마피아 대부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가 은퇴를 결심하고 젊은 시절 한국에 피신했다가
나은 숨겨진 아들 ‘영구’(심형래)를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누가 봐도 덜 떨어지고 후계자로서
영 가망 없어 보이는 영구가 번번이 사고를 치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해있던 라이벌 조직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하면서 친해지게 되고 급기야 정말 운 좋게도 도시의 영웅으로 떠오르자 이를 시기하고 걸림돌이라고
여긴 라이벌 조직의 2인자 비니가 납치한 후 이를 영구의 짓으로 꾸며 전쟁을 일으키지만 결국 영구가 아버지도
여자도 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 <라스트 갓파더>는 <디 워>, <용가리> 등 SF영화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다 본업인 코미디로 돌아온
심형래 감독이 각본·감독·제작·주연 등 1인 4역을 맡으며 야심차게 기획한 코미디 영화이다. 게다가 하비
케이틀 등 쟁쟁한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는 물론 유명 스태프까지 끌어들였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화제의 중심은
1980~90년대 폭발적인 인기로 전 국민, 전 세대의 사랑을 받았던 ‘영구’의 부활과 이를 20년 만에
심형래 감독이 다시 연기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탄생한 ‘영구’는 한복 대신에 양복과 나비넥타이를, 땜빵
머리 대신에 2대 8 가르마로 변화를 줬지만 얼굴의 점과 썩은 앞니 등 덜 떨어진 모습은 그대로다. 심형래
특유의 슬랩스틱 코믹 연기 역시 이전에 봤던 그대로다. 영구와 심형래의 코미디를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며 즐길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그 이상의 재미와 웃음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103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지루하게 느껴지게끔 만들고 말았다. 뻔하고 억지스러운 이야기 전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주
유쾌하지도, 아주 유치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의 코미디 영화로 만든 연출력이 가장 큰 흠이다. 그런 탓에
아무리 마음을 열고 보더라도 진공청소기와 방망이, 신발냄새, 모자를 이용한 1차원적인 개그나 영구의 어눌한
콩글리시에도 웃음이 빵 터질지 않는다. 영구의 유명한 유행어인 “영구 없다~” 대신에 넣은 “오~케이~”도
그닥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심하게 얘기하면 ‘영구’가 주인공이 아니라 마치 특별출연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저 영구의 분신 '땡칠이'가 그리울 따름이며, 무엇보다 왜 이런 영화에 15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을까
하는 의구심만 날 뿐이다. ‘영구’를 아는 관객들에게도 이렇다 할 큰 웃음을 주지 못하는 ‘영구’가 과연
이를 전혀 모르는 외국 관객에게 얼만큼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0.12.2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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