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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웅소설 ‘전우치전’에서 캐릭터 모티브를 따와, 현대를 주요배경으로 재창조한 <전우치>는 도술
실력은 뛰어나지만 수행보단 풍류와 여자에 더 관심이 많고 잘난 척 하고 내세우길 좋아하는 조선시대 천방지축
악동도사 '전우치'(강동원)가 요괴를 다스린다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을 탐하는 조선최고의 도사 '화담'(김윤석)의
모함으로 스승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그림족자에 갇혔다가, 500년 후인 현대에 요괴를 잡기 위해 다시
봉인에서 심복인 수다쟁이 개인간 '초랭이'(유해진)와 함께 풀려나지만 요괴사냥을 뒷전인 채 세상 구경과
과거 보쌈 하다 한눈에 반했던 '인경'(임수정)을 쫓아다니다가 스승의 원수이자 '만파식적'을 노리는 화담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
영화는 기존의 영웅들과는 달리 자유스럽고 악동 기질을 지닌 주인공을 영웅으로 내세우고, 과거의 인물을
현대로 시간이동 시키면서 벌어지는 코미디에 주력하며 흥겨운 마당놀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만화적인
다양한 캐릭터들이 흥미를 더하며 한국적인 소재인 ‘도술’을 이용한 도술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와이어액션으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강동원의 능글능글한 모습과 익살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선사하며 수다쟁이
유해진과 귀여운 푼수끼의 염정아와 함께 세 신선들로 등장하는 송영창·주진모·김상호의 코믹 연기가 재미를
더한다.
캐릭터를 보는 재미와 볼거리가 풍부해 부담 없이 볼 만한 오락영화로는 손색이 없지만, 내용 전개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136분이라는 상영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코미디로 즐기기에는 크게 나쁘지는 않지만 와이어이액션과 도술 CG 장면의 완성도는 생각보다 떨어진다. 무엇보다
너무 코미디에 힘을 준 탓인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내질 못한 부분이 큰 아쉬움을 남는다. 잠깐 요괴를
변신한 모습이 나오지만 화담이 전우치와 대결하면서 끝까지 요괴로 변하지 않는 점은 의문이다. 한편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세련되고 도도한 여성적 매력을 뽐내며 연예계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선우선이 인간요괴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2009.12.1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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