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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4월 당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이태원
살인사건>은 이태원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한 대학생이 아무런 이유 없이 칼로 9군데를 난자된 채 숨진 채
발견되고 박검사(정진영)가 범인으로 지목된 두 명의 용의자 한국계 미국인 피어슨(장근석)과 재미교포 알렉스(신승환)의
엇갈린 진술과 서로 상대방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 속에서 진범을 찾기 위해 치열한 진실게임을 펼친다는
내용. 누가 범인인지보다는 것보다는 두 명의 용의자 중 범인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무죄로 풀려나게
된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낳게 한 당시 허술했던 우리의 사회를 뒤돌아본다. '재미삼아' 살인을 저질렀다는
10대 아이들과 엉성한 현장보존이나 증거 관리, 한국과 미국간의 비형평성의 협정으로 인해 결국 풀어줘야만
했던 당시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며, 여전히 우리 곁이나 미국 시민으로서 잘 살고 있을 용의자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저 아무런 이유 없이 잔인하게 죽어간 피해자와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니
그저 가슴이 먹먹할 따름이다. 두 명의 용의자와 진실을 밝혀내려는 검사간의 팽팽한 신경전과 두뇌게임이 흥미롭게
전개되며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특히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 용의자 피어슨으로 분한 장근석 연기가
눈에 띈다. 다만 아직까지 미제로 남은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만큼 무거운 분위기와 어두운 느낌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009.08.3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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