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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모니>는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교도소에 수감돼 아이를
낳아 기르며 곧 입양을 보내야 하는 아들과의 단 하루 외출을 위해 합창단을 결성하는 '정혜'(김윤진)를
중심으로 젊은 시절 외도한 남편를 살해한 자신을 원망하며 답장도 하지 않는 딸에게 꼬박꼬박 편지를 쓰는
전직 음대교수 출신의 사형수 '문옥'(나문희),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살해하고 매번 찾아오는
엄마의 면회마저도 거부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유미'(강예원), 사회에서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사기를 저질러 복역 중인 두 딸을 그리워하는 '화자'(정수영), 자신을 괴롭히는
코치를 살짝 겁만 주려다 과도한 힘을 주체하지 못해 살인범이 돼버렸지만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프로레슬러
선수 출신의 '연실'(박준면) 등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여자교도소 재소자들이 합창단을
만들면서 노래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단절된 가족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등장인물 설정과 상황이 다소 작위적이고 결말도 예측 가능하지만, 우발적인 사고로 사람을 죽이게 된 재소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용서의 화해의 드라마는 절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여기에
합창단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상황과 음치인 엄마의 노래만 들으면 울다가도 이내 해맑게
웃는 아기의 표정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무엇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윤진의 절절한
모성과 가슴 찡한 눈물 연기와 나문희의 눈물을 삼키는 절절한 눈빛 연기가 돋보이며, 강예원, 정수영, 박준면
등 조연배우들의 고른 호연과 아름다운 멜로디가 감동을 더한다. 또한 두 주인공 외에 주변 인물들을 놓치지
않고 살려낸 감독의 솜씨도 칭찬할 만하다.
2010.01.1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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