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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김광식 감독의 데뷔작 <내 깡패 같은 애인>은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리라
부푼 기대를 가지고 지방에서 상경했지만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되고 이후 보는 면접마다
지방대라는 이유만으로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고 남은 거라곤 깡밖에 없는 취업준비생 '세진'(정유미)과 에이스
시켜준다는 말만 믿고 감옥에 갔다왔지만 별 볼일 없는 신세인 삼류 깡패 '동철'(박중훈)이 반지하 원룸의
이웃으로 만나 집 안팎으로 사사건건 부딪히다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며 위안과 힘이 되어준다는 내용의 휴먼
액션 멜로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이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준 남자(깡패)에 대한 이야기로, 취업 문턱에서
허덕이는 '88만원 세대'의 이야기를 삼류 건달 남자와의 티격태격 로맨스로 잘 풀어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남녀가 벌이는 소소한 에피소드는 재미나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도 매끄럽다. 무엇보다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그의 말처첨 특유의 말투와 표정으로 빈틈 많고 말만 번지르르한 삼류
깡패 캐릭터를 사실적이면서도 정감 있게 표현해낸 박중훈의 연기가 단연 일품이다. 다시 한번 그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또한 박중훈과 정유미는 17년이라는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잘 어울렸다.
몇몇 부분에서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볼 수 있는 훈훈한 영화다.
2010.05.0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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