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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5천만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완성된 영화 <집행자>는 사형은 법의 집행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10년차 베테랑 교도관 '종호(조재현)와 잠시 용돈이나 벌고자 교도관으로 취직한 신입교도관 ‘재경’(윤계상),
그리고 사형수를 20년 지기 친구로 둔 최고참 '김교위'(박인환)가 국민의 여론무마용으로 12년만에 부활한
사형제도 때문에 사형집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겪는 갈등과 애환, 고뇌와 아픔을 그렸다.
영화는 사형제도를 놓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또한 사형수를 동정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그저 사형집행 교도관들의 시선으로 원치 않는 살인을 준비하고 집행하면서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무너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내며 자연스레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한다. 또한 세 인물(신입,
10년차, 최고참)을 통해 나이와 경력의 많고 적음은 떠나 누구에게나 원치 않은 살인은 견딜 수 없는 고통임을
얘기한다. 사형집행조에 선발되지 않으려는 교도관들의 웃지 못할 제비뽑기, 자살을 기도한 사형수를 사형하기
위해 살려내야 하는 아이러니, 친구가 되어버린 사형수를 죽여야하는 괴로움, 7만원이라는 사형집행 특별수당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교도관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편이지만, 감독의 차분한 연출력과 조재현, 윤계상, 박인환 세 배우의 호연이 이를 상쇄한다. 한편
이 영화는 한국영화 최초로 세트가 아닌 교도소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는 오는 11월 5일 개봉한다.
2009.10.1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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