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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600만 클릭 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 ‘이끼’를 원작으로
한 <이끼>는 재판으로 인해 부인과 이혼까지 하고 백수가 된 유해국(박해일)이 어느 날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 소식을 전해듣고 아버지가 살던 시골 마을을 찾아왔다가 자신을 이유
없이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과 아버지 소유의 모든 재산이 마치 신처럼 따르는 미스터리한 인물인 이장 천용덕(정재영)에게
등기이전된 것을 알고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되고, 자신을 감시하고 위협하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천용덕 이장과 마을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는 이야기로, 인간의 탐욕과 그로 인한 인과응보를 그린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한편의 영화로 짜임새 있게 압축한 솜씨와 원작과 달리 극의 중간 중간에 코믹적인
요소를 가미해 2시간 38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부담스럽지 않게 한 점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팽팽한 긴장감이 볼만하다. 하지만 영화는 프롤로그에서부터 마을로 들어오게 된
이장의 과거사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이후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질 대립과 충돌을 충분히 예상
가능하게 해 긴장감을 잃는 실수를 범한다. 또한, 주인공이 위기를 넘어가는 과정 역시 치밀하지 못한 점도
흠이며, 뻔한 결말도 실망스럽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해국과 박검사에게 모든 것을 실토하는
덕천을 노려보는 정재영의 무서운 눈빛이다. 강우석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2010.06.2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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