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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윤종빈
80년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시대적 공기가 현재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서다. 너 나 할
것 없이 잘 사는 게 지상 최고의 가치가 된 세태를 보면서 한 3년 전쯤 불현듯, 죽은 아버지 세대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시대가 틀렸다거나 그 사람들이 다 나쁜 놈들이었다라는
식의 생각보다는, 자기 신념을 위해 열심히 살아간 꼰대의 시대, 그래서 더 연민이 가는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란 원래 동경과 연민을 동시에 품게 되는 대상인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 또한 차가운 단죄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식으로 충실히 살아간 공감 가는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시대를 닮고, 시대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또 다음 시대를 설계하게 마련이다.
상식과 질서에 입각해 모든 것이 꽉 짜인 안정된 시대가 아니라 편법과 권모술수,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이내믹한 변화가 가능했던 80년대. 영화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한 매력을 가진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남자들을 통해, 사람이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지 아니면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건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폼 나게, 멋지게 살고 싶었던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 욕망과 콤플렉스의 충돌이 빚는
드라마를 관객들이 때론 웃고 때론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물 다섯, <용서받지 못 한 자>로 윤종빈 감독은 한국 남자들에게 깊은 상흔을 새기는 통과 의례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금기시 된 소재였던, 군대를 정면으로 다뤘다. 학생 시절을 마감하는 초저예산 졸업 작품으로
그 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뜨거운 작품이 된 데 이어 칸 영화제에 초청, 자력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이뤄냈다.
작가의 머리 속에서 나온 허구가 아니라, 현실에서 바로 스크린으로 옮겨진 듯한 생생함은 호스트를 다룬 두
번째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도 여전한 힘을 발휘해, 지독하리만치 리얼한 한 시대의 보고서를 완성해 냈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단면을 냉정하고 예리하게 관찰하던 리얼리스트
윤종빈이 처음으로 과거, 아버지 세대가 속한 80년대로 시선을 옮긴 작품. 장기이자 본능이라 해도 좋을
리얼리티는 유지한 채, 폼 나게 잘 살아보고자 하는 욕망을 쫓아 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통해 웃음과 비장함, 우정과 갈등, 의리와 배신이 교차하는 풍성한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 1979년생. 중앙대학교 영화과 졸업.
[Filmography]
2012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각본/감독/카메오
2008년 [비스티 보이즈] 감독
: 도빌 아시아 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 감독 데뷔작
: 칸 국제영화제 Un Certain Regard(주목할만한 시선) 초청
: 더반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특별언급,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관객상
: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시카고 국제영화제 멜버른 국제영화제, 로마 아시아영화제
경쟁, 블랙 나이츠 영화제 홍콩 아시안 필름페스티벌, 필름 인디펜던트 LA영화제, 벨그레이드 국제영화제 외
2004년 단편 [남성의 증명] 감독 (2004년 미장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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