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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는 김현석 감독이 15년 전에 쓴 ‘대행업’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화한 것으로
그가 대학시절 본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시라노’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영화는‘연애 한번 제대로 못한
당신을 위해 '대신 사랑을 이뤄주는' 에이전시가 있다면?’라는 유쾌한 발상에서 출발, 자금난으로 잠시 극단
운영을 접고 연애전문대행사를 차린 '시라노 에이전시' 멤버들과 연애는 꽝인 의뢰인들이 성공적으로 사랑을
이루기 위해 벌이는 연애 코칭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랑이 뭔지도 모르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하는 남자와
사랑은 알지만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각자 2% 부족한 두 남자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경쾌하게 그린다.
로맨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김현석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그리고 공감가는
에피소드와 재치 있는 대사가 톱니바퀴처럼 한데 어우러져 어울러져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극 중 “헤어지는
커플은 다시 만나도 똑같은 이유로 헤어지게 되어 있다”, “믿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대사는 특히 가슴에 와 닿는다. 상황에서 비롯되는 웃음이 크지만, 무엇보다 ‘선덕여왕’의
엄태웅, ‘꽃보다 남자’의 이민정, ‘미남이시네요’의 박신혜, ‘지붕 뚫고 하이킥!’의 최다니엘 등 드라마
스타들이 한 영화에서 만나 드라마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는 것이 흥미롭고 볼만하다. 특히
기존의 까칠한 이미지를 벗고 사랑 앞에서는 쑥맥인 순정남으로 180도 변신한 최다니엘의 어리버리한 연기가
눈에 띈다. 네 주연배우 외에도 코믹 감초 박철민의 맛깔스런 애드리브와 <방자전>에서 특유의 화법으로 변태
'변학도' 역을 연기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충무로 최고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송새벽의 어리숙한 말투와 표정
연기도 웃음을 더한다. 특별출연해 짧지만 강한 웃음을 선사한 김지영과 권해효의 모습도 반갑다.
2010.09.0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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