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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작가의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귀향해서 부모님과 농사를 지는
노총각 시인이자 지난 사랑의 상처를 잊지 못하는 남자, 선호(김영필)가 아버지의 잔소리와 자신의 답답함에
홧김에 부모가 애지중지하는 소를 팔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여린 마음에 소는 팔지 못하고 무작정 떠난 여행길에서
7년 만에 느닷없이 전화해 남편이자 한때 자신과 절친했던 친구의 부고 소식을 전해오며 계속 나타나 혼란스럽게
하는 옛 여자친구 현수(공효진)와 추억의 장소를 함께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는 미움과 오해의 감정을
털어내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로 지난 사랑의 상처를 잊지 못하던 남자가 옛 애인과 소와의 여행을 통해 오해와 미움을 감정을
털어낸다는 로드무비 형식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안으로는 ‘미워할 일을 마음에 비추지 않는다면 미워하는 마음도
없을 것이다’는 불교적 가르침과 깨달음의 의미를 전하는 영화다. 마치 되새김질 하는 소처럼 자신의 추억과
감정을 되새김질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또한, 묵직한 내용을 밝고 시종일관 밝고 경쾌하게 풀어가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두 남녀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낸 임순례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두 주연배우는
물론 또 다른 주인공인 소 ‘한수’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볼만하다. 특히 마치 박해일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연기를 선보인 김영필의 발견은 큰 수확이다. 여행길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과 영상도 볼거리.
다만, 중간 중간 펼쳐지는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어색하게 느껴지게 부분은 아쉽다.
2010.10.2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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