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섯 개의 시선 If You Were Me
 
2003, 단편 옴니버스 , 110분, 칼라
12세 관람가


기획,제작 : 국가인권위원회
제 작 : 이현승 l 프로듀서 : 이진숙
감 독 : 여균동, 정재은, 임순례, 박광수, 박진표, 박찬욱
촬 영 : 김태한, 김병서, 김재홍..
조 명 : 이성환, 장태현, 박현원..
편 집 : 박유경, 이찬호, 이은수..
음 악 : 별, 조성우, 조영욱..
배 급 : 청어람㈜ ...more

2003년 11월 14일(금) 개봉
홈페이지 www.6sisun.co.kr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1. 그녀의 무게 (임순례)
2. 그 남자의 事情 (정재은)


= 프리뷰 & 영화리뷰 =

'인권'을 주제로 6명의 감독의 시선으로 접근한 작품

 

영화 <여섯 개의 시선>은 박광수, 박진표, 박찬욱, 여균동, 임순례, 정재은 등 6명의 한국감독이 참여한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로, '인권'을 주제로 6명의 감독의 시선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취업을 앞두고 여상에 다니는 3학년 선경이 외모와 몸무게로 인해 겪게 되는 과정을 통해 여성에게 강요되는 다양한 편견을 코믹하게 그린 임순례 감독의 '그녀의 무게', 오줌을 싼 아이와 가상의 성범죄 사이트에서 신상 공개돼 주위 사람들에게 심한 왕따를 당하는 남자 A모씨의 이야기를 통해 범죄자에 대한 인권문제를 다룬 포스트 모던한 정재은 감독의 '그 남자의 사정',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문주의 일상적인 사건, 감정, 기록을 열세편의 짧은 장면과 경쾌한 음악을 통해 장애자의 편견을 다룬 여균동 감독의 '대륙횡단', 영어를 잘하기 위해 어린 아이가 부모에 의해 설소대 수술을 받는 모습을 충격적일 만큼 리얼하게 담아 아동인권을 다룬 박진표 감독의 '신비한 영어나라', 주차 매표 요원인 여자와 주차를 하기 위한 운전자의 사소한 시비를 통해 외모에 대한 편견을 그린 박광수 감독의 '얼굴값', 네팔 여성 노동자 찬드라의 황당한(?) 사건을 통해 외국노동자의 인권문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등 6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인권'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각각의 감독의 개성을 통해 친숙하고 쉽게 느껴지게끔 하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 6명의 감독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에 첫 선을 보여 좋은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영화 <여섯 개의 시선>은 청어람의 배급망을 통해 11월 14일 전국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머뭇거리지 않는 소통...

 

제 4회 전주 국제 영화제의 개막작 <여섯 개의 시선>은 '인권'이란 흔치 않은 사회적 소재에 영화로서의 충분한 볼거리를 내세우며 그 배경으론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감독들의 연출방식을 택했다. 자칫 훈계하는 식으로 보일 수 있는 인권이란 소재는 풍자적 위트(그녀의 무게)와 실화를 다룬 사실 극(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서 다큐멘터리를 연상하게 하는 리얼리티 적인 묘사(신비한 영어나라)등등... 영화적인 테두리 안에 그 다양성을 기반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섰다.

영화는 일상 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차별에대해 그에 따른 차별 받는 이들과 연출자들의 의견을 세밀하게 이야기하며 영화와 관객사이에 머뭇거리지 않는 소통을 만들어냈다. 표현하기에만 급급한 요즘의 한국 영화와 정말 다른 양상이다. 또 색다른 표현 방식을 일깨워준 일종의 실험 영화 같은 상업 영화, 상업 영화 같은 실험 영화라는 시도아래 영화는 현실주의에 물든 인간의 객관적 의식에 접근한다. 그러면서 현실주의에 반항하는 소수의 생각들을 물들인다.

영화 상영 다음날, 기자 회견장에서 개봉계획을 묻는 질문에 영화의 총 지휘자 이현승 감독은 무엇보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데다 흥행이 될꺼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다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특이한 형식과 소재는 어쩌면 <여섯 개의 시선>만의 특권이 될 것인지.. 지금껏 극장 개봉 작들과는 그 의도와 상식이 사뭇 다른 새로운 영화가 기록 될 수 있음을 기대해 본다.

대륙 횡단(감독: 여균동)

'이력서', '친구'등 총 13개의 에피소드로 장애인의 삶을 그린 '대륙 횡단'은 각각 1~2 분 이내의 영상들이 하나의 큰 사진으로 기억되는 영화였다. 비 장애인에겐 일상 생활에 지나치는 일과들이 장애인들의 입장에선 얼마나 모험적인 일이 되는지.. 이렇듯 그들에게 부여된 하루 속에., 그들의 감정과 입장이 비 장애인들에겐 충분히 다른 시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영화는 그 안에 내재된 사회의 시선까지 고발한다.

'친구'라는 에피소드에선 취업이 안 된다는 주인공의 얘기에 니가 뇌성마비라 안 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하기 때문에 안 되는 거라는 일부 수동적인 모습에서, 광화문 도로에 가서 결국엔 경찰들의 제지까지 받는 '대륙 횡단'에서의 적극적인 모습도... 영화는 그의 다양한 일상 생활을 경유하며 거기에 객관적인 표현으로 각각의 제목엔 주관적인 주제를 담았다.

그 남자의 사정(감독: 정재은)

영화에서 성범죄자의 인권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 표현된다. 오줌을 싼 아이가 얻으러 다니는 소금처럼.., 성범죄자의 신상공개가 소금이란 무가치함을 쫓으며 범죄자를 다루는 게 아닌지, 결과는 그 사람이 부끄러워한다는 것만으로 그치는게 아닌지...

정재은 감독의 전작 '고양이를 부탁해'에서의 교환적이고 구체적이었던 인물들의 대화는 '그 남자의 사정'에서 일방적이고 냉소적인 대화로 바뀌어있었다. 여기에 시대의 어색한 설정과 모호하면서도 상징적인 컷들은 다소 난해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며 아무튼 영화는 정재은 감독의 전작과 그 표현방식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녀의 무게(감독 : 임순례)

여자 상업 고등학교의 졸업생인 선경은 외모지상주의에 만연된 사회에 부딪혀 자신의 모습을 개선시키려 한다. 하지만 선경의 발전을 위한 과정은 그녀가 만든 과정 속에 허우적거리는 시간이 될 뿐이고..

임순례 감독은 이런 사회적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권에 접근한다. '그녀의 무게'는 풍자와 해학이라는 구도를 통해 가장 위트 있게 영화를 풀어나갔다. 영화 마지막, 임순례 감독이 직접 카메오로 출연한 부분은.. 영화 내 차별 대상을 다양화시키며 그에 따른 다른 시각으로서의 차별도 이야기한다.

얼굴 값(감독: 박광수)

상대방의 외모를 외모로서 받아들이는 남자. 그 남자에게 있어 예쁜 외모의 여자는 주차 관리 원으로선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와 관리윈 여성간의 사소한 대립. 서로간의 입장은 서로에게만 치우치는 편견일 뿐이다.

박광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쉽게 지나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과연 얼굴값 한다는 말이 갖고 있는 편견은 어떤지를 논의하며 그 편견 속에 갖고 있는 차별을 문제화시킨다.

신비한 영어 나라(감독: 박진표)

강남에서 유행하는 설소대 수술을 통해 어른들에게 강탈당하는 어린이의 인권을 그린 <신비한 영어나라>는 박진표 감독의 전작 '죽어도 좋아'의 리얼리티를 연상시키며.. 다큐멘터리 같은 객관적이며 직설적인 구도로 표현되었다.

영화 중반, 텔레비전에선 모자이크 처리를 했을법한 수술장면을 어떤 음악과 대사 없이 클로즈업한 진행은 보는 이들에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보호와 발전을 위한다는 측면아래 어른들이 행하는 권력은 어른으로서가 아닌 스스로의 욕심에 치우친 결과일 뿐이다.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감독:박찬욱)

돈을 안내고 음식을 먹은 외국인 여성(찬드라)이 경찰서에 가서 취조를 받고 한국말을 못하고 한국인과 흡사한 외모라는 사실에 오해받아 결국엔 정신병원으로 가게된다. 하지만 정신병원에서의 시간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 6년여라는 긴 시간동안 그녀가 외국인임을 감지한 사람이 있긴 했지만 네팔 인이 아닌 파티스탄 사람에게 통역을 부탁하는.., 또 다시 사회의 무관심과 무책임성이 드러나며.., 찬드라는 다시 정신병원에서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영화의 종착지 네팔에선 실제 찬드라의 모습을 담았다. 그곳에서 찬드라의 순수한 미소는 그간 6년여의 시간을 미안하게 만든다. 영화는 일인칭 시점의 인터뷰를 한 진행으로 찬드라를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간 무시되어왔던 인권을 지적한다. 닿지 않는 인권이 아닌 닿을 수 있는 인권으로 만들면서 말이다.

코리아필름 편집부


'인권'을 주제로 6명의 감독의 시선으로 접근한 작품...

 

<여섯개의 시선>은 우리 속에 만연된 다양한 차별문제를 각기 다른 여섯 감독의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문주의 일상의 13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장애자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자 한 여균동 감독의 <대륙횡단>, 성범죄사이트에 신상 공개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보장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범죄자에 대한 인권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정재은 감독의 <그 남자의 사정>, 외모에 대한 편견이 가져올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그린 박광수 감독의 <얼굴값>, 여성에게 강요되는 다양한 사회의 편견을 그린 임순례 감독의 <그녀의 무게>, 최근 강남의 부유층에 유행하고 있는 설소대 수술을 통해 영어 공화국인 한국 사회의 병폐를 꼬집음과 동시에 아동의 인권침해에 접근하고있는 박진표 감독의 <신비한 영어나라>, 그리고 한 네팔 여성 노동자의 사건을 통해 외국 노동자의 인권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까지 총 6편의 영화는 모든 이가 함께 사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하여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소통이 가능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영화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2003전주국제영화제는 <여섯개의 시선>을 통해 질문하고자 한다. (전주국제영화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