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Talk "안성기, 야쿠쇼 코지를 만나다"

3일 오후 5시 파라다이스 호텔 본관 가든 페스티벌 카페 야외에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배우 안성기와 야쿠쇼 코지가 만남을 가졌다. 이 특별한 만남은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오픈 토크의 자리로서 일반 시민들과 영화팬들이 찾아 두 배우의 만남의 자리를 뜨거운 열기와 호응으로 가득채웠다. 생김새뿐만 아니라 분위기마저 비슷하고 생일까지 똑같은 두 배우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편안한 친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는 것 같아 보였다.

이날 오픈 토크는 오동진 기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먼저 두 배우의 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을 시작으로 두 국민배우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다음의 이날 진행된 오픈토크의 일문일답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 야쿠쇼 코지와 이런 만남을 가지게 된 소감은.
→(안성기) <잠자는 남자>에서 처음 같이 작품을 하게됐었다. 작품도 좋았지만 참여했던 스탭들과 배우들, 특히 야쿠쇼 코지를 알게 되어 좋았다. 일본에서도 두 사람이 비슷한 느낌이라는 소리를 들었었다. 야쿠소 코지를 보면 한국말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친근한 느낌이 든다.

Q : 한국에는 국민배우란 말이 있는데 일본에서도 그렇게 칭하는지, 국민배우 안성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야쿠쇼 코지) 일본에는 국민배우라는 말이 없다. 하지만 안성기를 소개받을 때 한국의 국민배우라 소개받았었다. 그 호칭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설득력있다는 생각을 했다.

Q : 영화 <실미도>에 대한 설명, 국민배우란 호칭에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하는지.
→(안성기) 아마 오늘 보충 촬영이 끝났을 거다. 실미도는 70년대 초 일어났던 실제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북한의 31명의 특파공작원 훈련 끝에 결국 모두 죽음에 이르는 내용으로 강우석 감독, 배우 모두 열심히 임했다. 올 년말 개봉 예정인데 이번 영화에서 내 역할이 강해서 무척 기대된다. 그리고 국민배우란 호칭이 굉장히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다.

Q : <도플갱어>는 기존 출연작과 다른 영화, 이미지 변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야쿠쇼 코지) 지금까지 연기생활 하면서 다양한 연기 해봤지만 1인 2역은 처음이라 배우로서 흥미를 느끼고 임했다. 내 자신이 불안하게 느낀건 한 사람이지만 결국 두 인격이라는 것이었다. 관객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내 모습에 지겨워하지 않을까 걱정됐었다. 한 인물에서 두 사람의 인격을 뽑아내는 부분이 어렵겠다 생각했었다.

Q : 한국에서 같이 작품하고 싶은 여배우가 있다면.
→(야쿠쇼 코지) 한국 영화 나름대로 꽤 봤는데 이름을 기억하는 배우가 없다. 하지만 한결 같이 예뻤던 것 같다.

Q : 연기 생활을 상당히 오래 해왔는데 연기말고 시나리오 작업이나 연출을 해 볼 생각은 없나.
→(안성기) 아역때부터 47년간 연기 생활을 했다. 연기를 하다 연출, 제작하는 경우 많이 봤지만 한국에서는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누구보다도 감독이 부담을 가지게 된다. 만약 내가 하고 싶고 꼭 형상화시키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할거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

Q : 이때까지 출연했던 작품중에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안성기) 처음으로 성인으로서 참여해 인정받은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날>, 그리고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이 있겠다.
→(야쿠쇼 코지) 영화를 하기전에 연극와 TV를 주무대로 활동했었다. <잠자는 남자>를 찍고나서 본격적으로 영화일을 중심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계기가 된 <잠자는 남자>를 굳이 꼽는다면 꼽고싶다.

Q :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있다면.
→(야쿠쇼 코지) 몇 년전 하루동안 서울에 왔을 때 안성기와 불고기집에 갔었다. 그때 채소와 김치가 여러 가지 종류 나왔는데 무척 맛있었다.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음식이 좋다.

Q : 일본갔을 때 야쿠쇼 코지가 술을 사줬나.
→(안성기) 그럴 여유가 없었다. (웃음)

Q : 한국의 스크린 쿼터제에 대해 아는가, 일본에도 그런 제도가 있는가.
→(야쿠쇼 코지) 일본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 유럽에는 그 비슷한 제도가 있다고 들었다. 한국에 있다는 건 어제 알았는데 참 부럽다. 일본도 한국을 본 받아 그런 움직임이 일었음 한다.

Q : 일본문화전면개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성기) 일본에 갔을 때 거기에 대한 질문 많이 받았었다. 그런 날이 빨리 와야한다고 생각한다. 한·중·일을 비롯 대만, 홍콩까지 같은 한자권이므로 정서와 감정이 비슷하다. 벽이 허물어지고 자유롭게 문화가 활발히 교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Q : 끝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소감은.
→(안성기) <무사> 촬영때 빼고 해마다 영화제를 찾았다. 매년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는늘 기다려지는 영화제라 자부심을 갖게 된다. 게다가 이렇게 코지상과 만남을 가질 수 있어 더 없이 기쁘고 감사하다.
→(야쿠쇼 코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을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더욱더 크게 번성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