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래머 추천작 10선

PiFan Movie <레퀴엠>

오늘이 그 유명한 '부천 영화제'첫날이었답니다.
(제가 부천에 사는게 행복한 순간이 바로 '부천 영화제'라서.. ^^)

<레퀴엠>은 '중독'에 관한 내용을 매우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중반부까지는 특별히 심각한 내용 없이 경쾌한 음악과 독특한 카메라 워크, 빠른 교차 편집등으로 마약중독자들이 주인공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마치 뮤직비디오나 CF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화면들이었고,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트레인 스포팅'의 느낌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면서, 영화는 '중독'에 대한 심각한 경고를 하고있는 듯 했습니다. 너무나 발랄하고, 아름다웠던 젊은이들의 사랑이...
늙고, 외롭지만... 가끔 친구들과 햇볕이나 쬐며, TV를 보는 것이 낙이었던 소박한 할머니가... '마약'과 'TV','다이어트'등에 대한 중독으로 엉망진창이됩니다.
너무나 섬뜩하고, 소름끼치도록 적나라한 표현에 약간은 어지러울 정도였습니다. 내용의 연관성이나 긴장감있는 전개가 결코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할머니의 연기가 너무 일품이었습니다. 리얼하다, 리얼하다해도 이보다 더 리얼한 연기를 보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 (영화제 안내책자에 보니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영화의 흥행상의 문제로 여우주연상까진 어렵지 않을까 하는데~~~ 참,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판타스틱 영화제의 영화가 그렇듯 편하게 팝콘을 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말그대로 '판타스틱'한 매력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마약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서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자연스럽게 홍보가 많이 될 것 같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많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런 '드라마 류'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쩜, 화를 내실지도 모르기에...) 하지만 지금까지의 비슷비슷한 영화보다는, 뭔가 새롭고 독특한 영화를 보고싶으신 분들이라면... 한번 보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김종애 회원님